한계 없는 자유, 낡은 오토바이와 함께한 베트남 종주기
베트남縱走.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여정입니다.
한 대의 낡은 오토바이와 함께 호찌민에서 하노이까지,
총 3000km를 달리며 느낀 바람, 냄새, 그리고 사람들.
이 글에서는 오토바이 여행자만이 느낄 수 있는
진짜 베트남의 속살과 도로 위에서 만난 인생을 담았습니다.
출발은 불안, 그러나 자유로웠던 첫 시동
호찌민에서 중고 오토바이 한 대를 구입했습니다.
브레이크는 다소 약했고, 시동도 간헐적으로 꺼졌지만
그마저도 이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바퀴가 도로 위를 굴러가자
모든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베트남縱走의 루트, 어디를 지나왔나?
총 27일간 달린 여정입니다.
남부 출발 | 호찌민 → 판티엣 | 약 200km |
중부 횡단 | 다낭 → 후에 → 동허이 | 약 1100km |
북부 도착 | 하노이 도착 | 약 1700km |
각 구간마다 풍경과 사람들, 심지어 도로 분위기까지 완전히 달랐습니다.
남부는 뜨겁고 거칠었고, 북부는 습하고 느긋했습니다.
오토바이 여행자만이 만나는 베트남의 얼굴
버스나 기차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각이
오토바이 위에선 그대로 전달됩니다.
도로 옆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국수 냄새,
갑작스레 내려오는 스콜의 차가운 기운,
작은 마을 아이들의 인사 손짓까지도
이 여행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도로 위의 위기, 그리고 해결법
한 번은 나짱 근처 산길에서 체인이 끊어졌습니다.
근처 마을까지 오토바이를 끌고 가야 했죠.
다행히 한 노인이 낡은 공구로 수리를 도와주셨고
그날 저녁, 같은 마을에서 쌀국수 한 그릇도 얻어먹었습니다.
길 위의 위기는 결국 사람 덕분에 극복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베트남의 삶과 문화를 오롯이 담아낸 여정
주유소 아저씨의 손짓, 작은 휴게소에서 건네받은 차 한 잔,
밤에는 현지 가족과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토바이라는 매개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경험이었죠.
현지인과 눈을 마주치고, 삶의 일부를 공유했던 순간들이
이 여행의 진짜 보석이었습니다.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던 순간들
낯선 도시에 도착해 텐트를 펴던 밤,
다낭 해변을 따라 혼자 달리던 아침,
고요한 순간마다 바람이 말벗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기록한 일기장은 지금도 저에게
그 여정의 증거로 남아 있습니다.
여행 경비와 실제 비용, 현실 정리
오토바이 구입 | 45만원 | 43만원 |
유류비 | 20만원 | 18만원 |
숙박비 | 60만원 | 62만원 |
식비 | 40만원 | 35만원 |
총합 약 150만원 선에서 가능했던 1개월의 종주였습니다.
대부분은 현지 숙소와 길거리 식사로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온 이후,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전엔 주어진 길만 걸어왔지만,
이제는 어떤 길이든 직접 그려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 여정의 자유로움은
지금도 제 삶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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