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나는 다시 ‘살아있음’을 배웠다
브라질 마나우스를 지나
아마존강을 따라 조그만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더 들어가면,
어느 순간부터 휴대폰 신호는 끊기고
주변은 온통 초록으로 가득 찬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곳, 아마존 정글 한가운데에서의 3일간은
여행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웠습니다.
자연이 더 이상 풍경이 아닌 환경이 되고
나는 문명 없이 살아야 하는 인간으로 돌아갔습니다.
정글의 첫 느낌, 습기와 소리
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공기는 숨 막히게 습했고
어디선가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습니다.
풀잎 사이로는 개미가 행렬을 이루고
나무 위에선 원숭이들이 사람을 구경하듯 쳐다봤습니다.
이곳에서는
내가 그들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
첫날 밤, 정글의 어둠은 ‘진짜 어둠’이었다
일몰 이후 정글엔 불빛 하나 없었습니다.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작은 오두막에 들어갔고
창문도 없는 그곳에서
잠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귀를 기울이면
벌레 소리, 물방울, 나뭇잎 흔들림이
심장을 자극했고
아마존의 밤은
인간이 ‘아무것도 아님’을 실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생존의 시작, 먹고 마시는 법부터 배웠다
식수는 끓인 강물,
식사는 직접 잡은 물고기와
가이드가 알려준 식용 식물로 해결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개미를 으깨 바르는 벌레 퇴치법이었습니다.
자연은 약국이자 시장이었고
나는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을 배우고,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마시는 물 한 모금,
익힌 생선 한 점이
이렇게 귀한 줄 처음 알았습니다.
낮보다 더 뜨거운 새벽의 정글
이른 새벽, 배를 타고
안개 낀 강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며
붉은 태양이 강물 위로 솟아오를 때
나는 그 풍경을 절대 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순간’이었고
그 안에선
감탄조차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풍경 앞에선
그저 조용히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정글 안의 교감, 원주민과의 짧은 만남
마지막 날
인근 마을의 원주민들과 짧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표정과 손짓,
생활 방식에서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불편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움,
결핍이 아니라
균형이었습니다.
문명으로 돌아가는 길, 낯선 익숙함
정글을 떠나 다시 마나우스로 돌아왔을 때,
전기가 들어오고
휴대폰에 신호가 잡히고
에어컨이 돌아가는 그 순간
나는 오히려 낯선 감정을 느꼈습니다.
3일 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이상하고
너무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정글에서의 느림, 불편함, 불확실함이
내게는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아마존이 남긴 것, 감각의 회복
아마존은 나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잊고 있던
‘감각’들을 다시 꺼내줬습니다.
소리, 냄새, 촉감, 긴장감.
그리고
살아있다는 느낌.
세상과 단절된 그 3일은
오히려 나를
세상과 더 가까이 있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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