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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행복지수 1위의 나라에서 다시 배운 ‘행복’이라는 감정의 정의 GDP가 아닌 GNH, 부탄이 보여준 행복은 숫자가 아닌 삶의 태도였다부탄은 히말라야 깊은 골짜기,세상의 관심보다 내면의 평화를 더 중시하는 작은 나라입니다.‘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철학을 국가 정책의 중심에 둔 유일한 나라.여행이 아니라 ‘배움’으로 향했던 이 여정에서나는 처음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조용히, 깊게 되묻게 되었습니다.그곳의 공기는 맑았고사람들의 인사는 눈을 마주보며 건넸으며시간은 흐르지 않고 머물렀습니다.파로 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껴진 낯선 고요세계에서 착륙이 가장 어렵다는 파로 공항에작은 비행기가 내려앉는 순간,창밖엔 산과 강, 그리고 절간 몇 채가 보일 뿐이었습니다.비행기 문이 열리자가장 먼저 느껴진 건 ‘조용함’이었습니다.차량 경적도, .. 2025. 7. 2.
체르노빌, 금지된 구역에서 마주한 침묵의 기억과 붕괴의 풍경 시간마저 멈춘 도시, 폐허 속에 남겨진 역사는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1986년 4월 26일,소련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 인근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수십만 명이 대피했고,그날 이후로 이곳은 금지된 구역(Zone of Alienation)이 되었습니다.나는 오랜 망설임 끝에허가를 받고 체르노빌을 찾았습니다.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폐허가 된 도시가 여전히 우리에게 말해주는 기억의 무게를직접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검문소 통과, 경계와 긴장의 첫 걸음체르노빌로 향하는 길은키이우에서 2시간 반.여러 개의 검문소를 거치며도시에서 점점 멀어지고,풍경은 조용하고 무채색으로 바뀌었습니다.첫 번째 방사능 감지기 앞에서나는 현실감을 느꼈습니다.이곳은 관광지가 아니라지워지지 .. 2025. 7. 2.
갈라파고스, 다윈의 진화론이 태동한 섬에서 마주한 생명의 다양성 자연이 스스로를 증명한 땅, 갈라파고스에서 진화의 숨결을 직접 느끼다에콰도르 본토에서 비행기로 2시간 반,인간의 손길보다 자연의 시간이 더 오래 흐른 섬들이태평양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습니다.갈라파고스 제도(Galápagos Islands).찰스 다윈이 이 섬을 밟았던 1835년,그는 이곳에서 수많은 생물들의 차이를 관찰했고그 경험이 훗날 『종의 기원』이라는과학사상 가장 위대한 책으로 이어졌습니다.그리고 지금,나 역시 이 섬에서진화라는 개념이 아닌 감각을 경험했습니다.산타크루즈 섬, 육지 이구아나와 첫 조우도착 후 처음 밟은 산타크루즈(Santa Cruz) 섬에서나는 육지 이구아나와 마주했습니다.뜨거운 태양 아래돌 위에서 움직이지 않던 그들은내가 다가가도 전혀 도망치지 않았습니다.그들은 두려움을 배운 적 .. 2025. 7. 1.
아프리카 사파리, 동물의 왕국을 눈앞에서 마주한 생생한 순간들 텔레비전 속 다큐멘터리가 아닌, 진짜 야생과의 조우에서 느낀 경외평생 ‘동물의 왕국’이라 부르던 화면 속 세계는사실 그저 편집된 야생이었다는 걸아프리카 사파리에 들어서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케냐 마사이마라와 탄자니아 세렝게티,광활한 대지 위에서 펼쳐지는진짜 동물들의 세계는정돈되지도, 연출되지도 않았지만그래서 더 압도적이었습니다.사파리의 아침, 여명 속 침묵의 기척해가 뜨기 전,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사파리 지프에 올랐습니다.멀리 안개가 깔리고붉은 여명이 솟기 시작할 때첫 번째로 만난 건 침묵이었습니다.그 고요함 속에서풀잎 흔들림, 발자국 소리,지프 엔진조차 숨죽인 듯 작게 울렸습니다.그 순간우리는 ‘손님’이 아니라조심스레 야생을 배우는 초대객이었습니다.사자의 시선과 마주치다지프가 잠시 멈추고가이드가 손.. 2025. 7. 1.
아마존 정글 탐험, 문명과 단절된 3일간의 생존기 기록 인터넷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나는 다시 ‘살아있음’을 배웠다브라질 마나우스를 지나아마존강을 따라 조그만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더 들어가면,어느 순간부터 휴대폰 신호는 끊기고주변은 온통 초록으로 가득 찬 세상이 펼쳐집니다.그곳, 아마존 정글 한가운데에서의 3일간은여행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웠습니다.자연이 더 이상 풍경이 아닌 환경이 되고나는 문명 없이 살아야 하는 인간으로 돌아갔습니다.정글의 첫 느낌, 습기와 소리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공기는 숨 막히게 습했고어디선가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가사방에서 들려왔습니다.풀잎 사이로는 개미가 행렬을 이루고나무 위에선 원숭이들이 사람을 구경하듯 쳐다봤습니다.이곳에서는내가 그들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그들이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첫날 밤, 정글의 어둠은 .. 2025. 7. 1.
북유럽 백야, 해가 지지 않는 여름밤에 내가 깨어 있던 이유 밤에도 지지 않는 태양 아래, 시간과 감정의 경계가 흐려진 여름의 어느 순간북유럽의 여름은 낮이 밤을 삼켜버리는 계절입니다.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는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내가 살아 있는 감정을 끝없이 드러내게 하는 풍경이었습니다.노르웨이의 피오르, 스웨덴의 숲, 핀란드의 호숫가를 따라밤이 밤답지 않았던 며칠을 걸었습니다.그 시간 속에서 나는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따라 살았습니다.오슬로에서의 저녁 11시, 태양은 아직도 높았다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한 날,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거리로 나왔는데그때가 이미 밤 10시를 넘긴 시각이었습니다.그런데도 거리는 환했고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고카페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습니다.‘지금이 낮일까 밤일까’시간은 숫자의 의미를 잃고빛의 감각만이 내 일.. 2025. 7. 1.